투명사회

2015. 10. 28. 11:35

'만인이 서로를 감시하며 모든 정보가 드러나는 사회' 이를 저자(한병철)은 투명사회라 부른다.

이 책은 현대 사회를 긍정, 전시, 명백, 포르노, 가속 친밀, 정보, 폭로, 통제의 키워드를 통해 바라본다.
이 중에서 몇 가지만 추려서 봐도 책의 의도를 알아내기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긍정사회

긍정적 마인드, 긍정적인 생각 등 긍정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이미 긍정적이다. 하지만 저자의 관점으로 바라보면 긍정이라는 것이 항상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긍정 사회는 모든 부정성이 제거된 사회이다. 부정성이 없다는것은 사회가 획일화 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긍정사회는 끊임없이 부정성을 제거해 나가며 가속할 뿐이다. 다른 부정성을 허용하지 않는 긍정사회는 이미 폭력적이다. 

저자의 관점에 많은 공감을 했다. 현재 우리 사회는 앞으로 내달리기만 할 뿐 옆에 있는 문제들(부정성)은 애써 외면하려고 하는 듯 하다. 페이스북에는 서로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혈안이 되어있다. 여기서 부정성은 찾아볼 수 없다. 가끔 생겨나는 부정성들은 좋아요의 물결에 힘없이 흘려 보내질 뿐이다. 경쟁에서의 승리(긍정성)를 위해 다른 모든것은 무시되어야 한다. 오로지 고득점이 목적인 사회는 그 외의 것들을 깡그리 무시해버린다. 때론 혼자 있는 여유를 갖고, 전공책말고 순수하게 읽고 싶은 책을 읽으며 삶에 약간의 부정성을 첨가해보는건 어떨까?


포르노사회

투명사회는 사회를 포르노적으로 만든다고 말하고 있다. '포르노적'이라는 것은 본질없이 자극적이고 일회성인 정보의 통신을 뜻한다. 무분별한 정보의 홍수로 인해 지식은 더 이상 사유가 아니라 소유의 대상이 되어 버렸다. 사유, 즉 생각하고 내것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단지 정보를 소유하는 것이다.

최근에 블로그를 하고 있다. 블로그에는 내가 공부하면서 기억해두었으면 하는 것들을 포스팅한다. 아마 블로그가 아니었으면 노트에 따로 필기를 했을 것이다. 그런데 블로그를 하면서 느끼는 점이 하나 있다. 기억이 안난다. 포스팅하는 당시에는 나름대로 정보도 찾아보고 정리를 하고 올렸을텐데, 기억에 남는 것은 거의 없다. 반면 노트에 필기한 것은 기억이 나고 머리에 정리도 잘된다. 나는 이 차이가 '과정'의 소실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노트에 필기를 할때는 정보를 찾아서 배열하고 직접 손으로 써야 한다. 이 작업은 블로그에 포스팅하는 것보다 훨씬 느리고 비효율적이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투자되는 만큼 나의 내면과 어우러져서 내면화된 정보를 재생한하는 관점에서는 오히려 효과적이다. '투명사회'의 저자 한병철이 말하는 '포르노 사회'는 이런 현상을 말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싶다. 정보를 만들고 전시하기까지의 과정이 굉장히 짧아져, 사람과 교감하여 내면화되는 과정 또한 생략되는 사회. 오로지 자극적이고 지나치게 단순화된 정보의 전달은 사회를 더욱 포르노적으로 만들고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 사회가 풍족해지고 편안해진다고 막연히 생각했었는데,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저자의 관점이 새로웠다. 그리고 투명성이라는 단어하나로 이렇게까지 생각을 확장시키는 점에 있어서 저자에 대해 감탄을 하게 되었다. 내용이 다소 어렵고 상징적인 표현들이 많아서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 있었지만 '투명사회'를 통해 이 저자의 다른 책들도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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