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0. 1. 01:10ㆍ[게임] 정보/Review
# 내가 가장 오래한 게임
어렸을 때부터 수 많은 게임들 사이에서 방황해온 나. 뭔가 정착하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 건 내 변덕뿐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쉽게 질려하곤 했다. (게임 뿐만 아니라)
한 게임에 꼭 정착해야 돼? 라고 말할 수 있지만, 나한테는 나름 중요한 문제였다. 나와 달리 미친듯이 게임에 빠져드는 주변 친구들을 보며 그런 집중력이 가끔 부럽기도 했었다. 그래도 게임엔 미친 듯이 빠져들지 않는 것이 낫다.
서머너즈워는 거의 2년을 플레이 한 것 같다. 매번 3개월을 못 넘기는 나에게 2년 동안 한 게임을 꾸준히 한 건 상당히 특이한 경우였다. 솔직히 서머너즈워를 하면서 항상 재미있었던 것은 아니다. 끝없는 반복에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라는 질문을 던진 것도 여러 번.. 그럼에도 계속 할 수 있었던건 뭔가가 이 게임 안에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너무나 평범한
메인 플레이 화면
서머너즈워는 기존에 나온 게임들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전형적인 별게임(별로 등급이 매겨진 몬스터들을 뽑는 뽑기게임)이며, 4~5마리의 소환수들로 턴제 전투를 진행한다. 게이머의 목표는 더 나은 몬스터를 소환하고, 더 나은 능력치의 룬으로 몬스터를 강화해서 유저들과 경쟁하는 것이다.
지금이야 별게임이 조롱 받지만 당시에는 꽤나 참신한 편이었다. '몬스터 길들이기'의 성공으로 비슷한 류의 게임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할 때 등장했으며, 경쟁 게임인 '세븐나이츠'와 함께 2세대 별게임의 상징이 됐다,
# 소환수와 뽑기
기본적으로 1~5성 몬스터를 소환(뽑기)할 수 있으며, 6성은 레벨업과 진화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5성 몬스터의 소환 확률은 타게임과 비교해도 굉장히 낮다. 2년동안 열심히 한 건 아니지만, 이벤트를 제외하고 순수 5성 몬스터는 2마리만 뽑을 수 있었다. 이런 점은 오히려 현질 유도를 약화 시키는 요소가 아닌가 싶다. 뽑기로 대박이 나려면 웬만한 액수로는 어림없기 때문이다.
# 전투
던전 전투에서는 5마리의 몬스터와 몹들이 턴을 주고받으며 진행된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턴을 똑같이 나눠먹는게 아니라, 각 몬스터의 '공격속도'에 따라 턴을 다시 먹는 시간이 달라진다. 다시 말해 '공격속도'가 높으면 턴을 많이, 빨리 먹을 수 있다. 처음에 이 시스템을 보며 '그란디아2'가 떠올랐다. '그란디아2'가 이런 시스템의 원류는 아니지만 일본RPG가 아직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란디아2 에서도 공격속도에 따라 턴 먹는 빈도가 달라진다.
# 룬
이 게임은 5성 몬스터를 소환했다고 해서 짱 먹는 게임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게 '룬'이며, 거의 90%의 노가다가 더 좋은 룬을 먹기 위한 것이라고 봐도 좋다. 일명 룬작(룬 파밍)이 잘된 2성 몬스터가 룬작이 그저그런 5성 몬스터보다 나을 수 있다. 게이머의 시간은 룬작에 소모되며, 게이머의 게임머니는 룬 강화에 대부분 소모된다. 사실 게이머의 판단은 전투보다 룬 조합을 연구하는데 주로 사용된다. 전투 자체는 단순하기 때문에 더 나은 능력치를 가진 몬스터를 양성하는게 게임의 주목적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모바일 게임의 한계라고 봐야 할지 특성으로 봐야 하는 건지는 아직 모르겠다. 어쨌는 중요한 건 룬작과 룬조합 연구는 게이머에게 머리쓰는 쾌감을 선사한다.
# 그래서 뭐가 되고 싶은건데?
결국 최종 컨텐츠는 다른 유저와의 경쟁인 '아레나' 다. 아레나는 4인 파티로 구성되며 자동전투로 진행할 수 있지만 상대 유저의 후덜덜한 룬작이 되어 있는 몬스터 때문에 대부분 수동전투를 한다. 한 끗 차이로 승부가 갈리기 때문이다. 게임의 밸런스는 굉장히 잘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상성이 명확하고 딜러 하나 좋다고 다 이기지 않는다. 각각의 역할과 치밀한 공조가 이루어져야 효율성을 최대로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에, 룬작 외에 '전략'이 존재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이런 것도 한다.
해외에서 많이 성공한 게임이고 유저들과의 '전략' 경쟁 시스템이 잘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E-SPORTS로 발전할 수 있는 컨텐츠도 만들 수 있는 것 같다.
게임은 재밌다. 모바일 게임의 장점을 아주 잘 살렸다고 생각한다. 지속할 수 있는 플레이 타임이 길지 않은 모바일게임 특성상 5분내에 끝나는 전투는 아주 큰 장점이다. 전투에서의 전략보다 몬스터 양성에서의 전략에 무게를 둔 점 또한 짬내서 하는 모바일 게임에 잘 맞는 시스템이다. 무엇보다 현질과 신캐로 메타가 왔다갔다하는 다른 게임과 비교할 때 굉장히 정직한 운영을 보여주고 있으며, '게임성' 을 살리고자(유지) 하는 운영에서의 의도가 보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철학을 가진 몇 안 되는 회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접었지만 다시 생각나는 게임이 최고의 게임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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